manywaypark's Blog
개발, 검색, 함수

종교의 자유에 대한 소고

잡담 2007. 6. 30. 02:36 by manywaypark
약간 늦은 저녁식사를 위해 근처의 음식점을 찾았다.
예약을 안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간 탓에 좀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우리가 앉은 옆테이블에는 대여섯명쯤 되는 남녀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대충 곁눈질로 봤지만,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연령대도 다양해 보였고 어디서나 볼수 있는 모습들이었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우리 일행은 일상적인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있었는데 옆테이블의 분위기가 처음과는 사뭇 달라졌다.
처음에는 신변잡기적인 일상적 대화가 오가는 듯했었으나, 잠시후부터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무슨 종교집회처럼 큰소리로 말끝마다 하느님, 예수님이 붙고 이스라엘에서 만나가 하늘에서 내리는것을 목격했다는 등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들을 꼭 음식점 전체에 방송이라도 하듯 외치고있었던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20조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있다.
이 조항의 의미가 과연 종교를 강요해도 된다는 뜻일까?
이교도(그들의 표현)의 식사시간을 불쾌하게 해도 된다는 것일까?

지나친 전도주의에 경도되어 공공장소에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종교가 없는 사람이면 충분히 불쾌하게 여길만한 언사를 불특정 다수에게 외치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모종의 사명감을 띠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런 행동이 과연 신자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었는지는 정말 의문이 든다. 시쳇말로 지능형 안티일 것이다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즉, 타종교(연합)에서 그런 사람들을 풀어놓아 음해공작을 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목소리가 커야, 판에 박은 듯한 빠른 말투로 말해야, 노출증에 다름없는 공공장소에서의 간증을 해야 믿음이 생기거나 커지는 것은 아닐텐데 왜들 그런 방법을 너도나도 쓰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전체적인 이미지의 실추를 생각한다면 조용히 내면을 성찰하고있는 대다수의 다른 신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폐를 끼치는 행동일것이다.

한때 나는 "저는 불자입니다"라는 한마디 말(물론 거짓말)을 섞기 싫어서 불자의 증표를 손목에 하고 다니면서 길거리 전도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손목을 살짝 보여주고 무시하며 지나치던 시절도 있었다.
오늘처럼 소음공해에 시달릴 것에 대비할라치면 이젠 목탁을 준비해야하나? 불경을 외워야하나?
역시 말을 섞지 않으려면 목탁을 준비하는 편이 나을듯하다.

happy hackin'
분류 전체보기 (306)
잡담 (20)
함수형 언어 (65)
emacs (16)
java (18)
tips & tricks (154)
사랑 (1)
가사 (0)
독서 (4)
mobile (6)
비함수형 언어 (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03-29 19:33